보통글밥

+ 구성
차 례

책머리에 •4

‘글밥’ 합시다 •14
이 저녁 여섯 글자 •16
이 봄, 그렇게 또 똑똑똑 •20
인간적인, 너무나도 인간적인 •23
녹두가 뿌린 씨앗, 그 씨앗 •28
5월, 엄마 만세! •33
그대 사유(思惟)할 줄 아는가, 사유(四維)를 하는가 •38
5.18 •42
‘5.18’ 그 후 •44
나는야 깍쟁이 홍자랍니다, 그 홍자 •52
차(茶) 고수들 •57
시인안마지압원에는 진짜 시인이 산다 •61
아들과 1박 2일~ •66
중사신통(重思神通) 넉 자 족자를 내건 까닭 •70
바다로 간 플라스틱 •74
스토리텔링의 종언 •79
내게 도전하는 무식한 Y •84
교육의 본질 •90
스토리텔링이 뭐냐고 묻는 말에 대해① •94
스토리텔링이 뭐냐고 묻는 말에 대해② •98
스토리텔링이 뭐냐고 묻는 말에 대해③ •102
스토리텔링이 뭐냐고 묻는 말에 대해④ •109
콘텐츠의 미래 •116
아버지의 선물 •123
신협 김윤식 호(號)의 사회적가치 실험 •127
행복등가론 •131
책을 읽어야 할 까닭 •136
착각사회 •141
가수 김동아 스토리① •146
가수 김동아 스토리② •150
가수 김동아 스토리③ •155
가수 김동아 스토리④ •162
가수 김동아 스토리⑤ •165
가수 김동아 스토리⑥ •169
동티모르에서 온 물음 •176
둘째이모의 6.25 •188
공부 머리, 일머리, 마음 머리 •195
황계 정신 •200
도로 야만, 다시 미개 •207
언론인 조정래를 추억함 •212
경북항만 100주년 이야기 •218
김태원의 울릉도 독도 이야기 •224
내 글쓰기 이력서 •230
이원경과 서명원 •240
특별한 강의 •244
직업 윤리 •249
강신주와 주철환 •255
국가와 민족 •260
민족주의 vs 사회주의 •269
작가의 집 •286
민화 속 로시난떼 •290
세상 이치 •297
그랬을 것이다 •306
갑천 라이딩 •310
대통령 할 준비 •314
어른과 애어른 •322
나도야 아너 소사이어티 •325
기해년 8월 첫 날의 선언문 •332
백색국가 •337
우리에 관하여 •347
청춘들에게- 특별히 내 조카 양동훈&전혜린에게① •359
청춘들에게- 특별히 내 조카 양동훈&전혜린에게② •366
청춘들에게- 특별히 내 조카 양동훈&전혜린에게③ •373
광복 74돌 아침에 •380
문경새재와 엘 까미노 레알 •387
언론인 유명상과 나 •396
인간아, 세상아 •403
어제는 경주, 오늘은 김천 •409
죽을 동 살 동 10년 •421
“10년 하라” 남석의 일성 •430
8·30 소대첩 •436
작명 •442
한 남자의 꿈을 좇은 한 여자 이야기, 그 1막 •447
아버지 유고집을 준비하며… •457
조국(曺國)과 조국(祖國)의 민낯-태평양 가운데 괌에서 •459
휴가-괌에서(심보통 1979~) •471
데일리 페이퍼 ‘보통 글밥’ •473
추석 단상-말의 ‘어와 아’ •477
기본과 상식 •483
최제우, 최시형 캐릭터 •491
‘퍼스트 펭귄-전준한 이야기’ 증보 중에 •498
동학과 범부 김정설 그리고 일제 엘리트들 •503
포스트 조국(曺國) 그 악령의 그림자 •509

책머리에

 세상 모든 글은 두 가지로 이뤄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인사에 초점을 맞춰 세상사를 들려주느냐, 아니면 개인사를 소재로 세상사에 초점을 맞춰 들려주느냐. [보통 글밥]은 전자로,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다. 해서 나를 아는 지인들이 보면 폭발력이 있는 글들이다. 나를 모르는 분들이 보면 효과가 반감되는 글들이다. 물론 글을 읽는 관점과 사안을 보는 통찰이 남다른 분이라면 능히 이 글들에 빠져들 것이다. 나는 그렇게 확신한다. 작가는 누구나 일정 격식과 규격을 갖춘 ‘책’이라는 이름의 생산물을 자기 자식이라고 여긴다. 해서 작가는 책 한 권을 생산하고 나면, 그 허무감에 그 허탈함에 짧게는 며칠, 길게는 몇 달 몸살을 앓곤 한다. 일종의 산후통이다. 작가에게 자식은 그 어느 것이나 소중하다. 두루 사랑받기를 원한다. [보통 글밥]도 1차 손님 300명의 입을 빌려 저 멀리, 저 넓게 가닿기를 소망해마지 않는다.

 

내 휴대전화에는 2,400여개의 전화번호가 있다. 이중 내 언어체계와 사유체계를 공유할 100명을 선별하기로 한 것은 지난 5월초였다. 공유 매체는 카카오톡. 처음 일주일은 숨김과 차단 뒤 남은 기존 3,000여 명 친구 중에서 눈대중으로 100명을 선별해 10명씩 1:1 공유하기를 눌러 [글밥]을 배달했다. 일주일을 이러고 나니 어깨와 오른손 검지 끝마디가 욱신욱신 쑤셔왔다. 글을 쓰는 것보다 배달하는 것이 곤욕이었다. 우선 3,000여 명 중 손님들만 남기고 나머지는 ‘숨김’에 들어갔다. 어이쿠! 이것도 일이었다. 쉬엄쉬엄하니 2박 3일이 걸렸다. 그렇게 정리하고 보니, 최종 250여 명이 남았다. 처음부터 100명이 아니라 250명에게 배달하고 있었다. 나머지 50명은 회원이 100여 명인 색소폰 밴드 ‘사랑방’에 배달했는데, 평균 50명은 읽었다. 해서 [보통 글밥]은 300명에게 시즌1 동안 총 54회가 배달됐다. 어떤 분들에게는 58회가 배달됐다. 4회는 시뮬레이션이었다. 7~8월 휴가 시즌을 맞아 [글밥]도 휴지기에 들어갔지만,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8월 1일 배달을 재개했다. 이 책에 수록된 글은 모두 80회 분이다.

 

[글밥] 배달에도 원칙은 있었다. 아무리 친한 분이라 해도 연속 3일을 읽지 않으면 여지없이 ‘숨김’ 처리하고, 더 이상 배달하지 않았다. 중간 중간 새 손님을 발굴해 300명 선을 유지했다. 처음엔 그저 내가 좋아하는 선배, 후배, 친구들에게 내 글공부 ‘귀퉁이’를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 전부였다. 하나 세상 모든 일은 나름의 작동원리를 갖기 마련이다. 크게 생각하고 벌인 일인데 초라하게 끝나기도 하고, 작게 생각하고 시작한 일인데 원대하게 끝나기도 하는 것은 모두 일 본연의 묘한 작동원리의 결과다. [보통 글밥]은 후자다.

 

손님들에게 배달한 [글밥]은 빈틈과 오류와 모순투성이였던 초고본(1교)이었다. 그걸 다시 2교, 3교, 4교, 5교를 봤다. 이제야 나름의 완고(최종본)가 됐다. 하나 이 완고가 완벽이라는 말은 아니다. 그저 최선을 다해 고치고 고쳐 썼다는 뜻이다. 세상이 ‘손바닥(=휴대폰) 세상’이 되설랑은 원고지 글보다 카카오톡 글이 더 옳고 친숙하다고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착각은 착각, 바뤄야 한다. 기름 냄새 폴폴 나는 한 권 볼륨 있는 책에 남긴 종이 글 낱장 낱장이 그래도 최고의 글맛이란 걸 [글밥] 손님들은 새삼 느끼게 될 테다. 막상 감상하다 보면 전에 보이지 않았던, 알아채지 못했던 것들을 얻는 뿌듯한 수확을 거두게 될 것이다. 누가 뭐래도 종이 글의 힘은 막강하다.

 

[보통 글밥] 시즌1에 무한 사랑을 주신 글밥 손님 300분, 그리고 알 수 없는 무한 독자들 모두 강녕·무탈하시길 빈다. 매일 새벽 제1독자가 돼주신 황계서실(黃溪書室·고향집 당호) 안주인 내 어머니께도 전한다. “어무이, 욕보셨니더. 사랑합니데이~.”

2019년 7월 21일 대전 글방 窮考齋에서

심지훈

작가 소개

 ■2017년 9월 9일 오전 5시 55분, 아들 라온이의 탄생이 자신의 변곡점이자 분기점이라 믿는 심지훈은 스토리텔링 전문작가다. 현재 한국일보 독립법인 대구한국일보 한국콘텐츠연구원 총괄에디터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스토리텔링 이론서 『스토리가 돈이다Storytelling is money』가 있고, 실전 스토리텔링 성과물로는 『‘퍼스트 펭귄’ 전준한 이야기』 『서른일곱 스토리텔러가 쓴 우리 동학』 『변경의 동학-상주동학이야기』 『세상을 바꾼 43일-새마을운동발상지 신도마을이야기(한·영·만화 버전)』 『박정희·이병철 Storytelling-사람이야기』가 있다. 지은이는 글쟁이는 누구나 시인이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호흡이 긴 글의 바탕이 시심(詩心)이라 믿기 때문이다. 지난해 첫 시집 『문인송 가는 길』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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